올해도 여지 없이 연꽃촬영 시즌이 돌아왔다.
그 대표적인 촬영지인 시흥의 관곡지.
장마철이라 흐린 하늘이 아침을 열고 있었다.
덕분에 덥지 않게 하이라이트를 피해서 연꽃을 담을 수 있었다.
오늘은 Nikon D5 에 AF-S 200-500mm f/5.6G 장망원렌즈로 촬영했다.
조금 무겁긴 하지만, 다소 만만한 가격대의 이만한 해상력을 가진 장망원렌즈도 드물다.
시그마 150-600mm 신형 컨템퍼러리 렌즈도 괜찮긴 하지만...
관곡지의 입구엔 이렇게 해바라기도 뽐 내고 있다.
관문을 통과하듯...
해바라기도 촬영해 본다.

꽃사진도 여느 인물사진처럼 모델을 잘 골라야 한다.
이쁜게 뭔지... ㅎ
아주 곱게 피어난 연꽃을 봤다.
적당하게 농염하면서 아직 수줍음을 가지고 있다.

좀 더 크로즈업을 해보니 아침에 내린 비를 머금고 있다.

연잎이 굉장히 건강해 보인다.
싱싱하게 펼쳐있는 연잎의 아름다움에 취해본다.

꽤 수련이 잘 준비되어 있는 관곡지다.
마젠타 빛을 뽐내는 수련의 모습이 아름답다.

많은 사진가들이 수련을 담고저 모여든다.
그림자가 없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여간해서 물러서지 않는 사진가들이다.

홍연의 연한 분홍색 잎새를 보고 있으면
어머님의 분홍색 한복치마가 생각난다.
간혹 입으시던 어머니의 분홍 한복에 머리를 대고 잠을 자던 어린시절이...
살짝 까칠까칠한 어머니의 분홍 한복치마에선 어머니의 향기가 있었다.
지금도 그 향기는 기억에 있지만
어머니는 곁에 없다.
어머니가 생각나는 순간이다.

관곡지의 연꽃 농장은 꽤나 크다.
너무나 많은 사진가들이 몰려온 탓에...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이지만...
휭 둥그레 주변을 돌아보았다.
주변의 논밭엔 아무도 없다.
하지만 백노 두마리가 논두렁에 있다.



백연은 참 촬영하기 까다로운 연이다.
백색의 연잎이 조금이라도 햇빛이 강하면 바로 반사되어
하이라이트를 만들어 백색의 연잎의 디테일을 없애버린다.
그 디테일을 살리려 하이라이트 컨틀롤 해보면 어느새 흰연잎의 색은 재색이 되어 간다.

유난히 연잎의 색이 짙은 홍연이다.
립스틱 짙게 바른 어느 아낙네처럼...
외출을 준비하는 여인네같다.


백연대신 흰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연꽃이 되었다.
ㅎㅎ 내 표현이 좀 억지일까?
여튼, 그런 걸 표현해 보고 싶었다.
아니 억지로 그렇게 봐달라고 하고 싶다.

오리지날 관곡지 앞의 정원에서 연꽃의 주인공을 인물스냅으로 담았다.

여기가 오리지날 관곡지.
연꽃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지만 연잎들에 둘러쌓인 조그마한 소나무 군락이 아름답다.
거기에 백연이라고 보이는 처자가 앉아있다.


관곡지의 연꽃은 이제 조금 지나면 없어지겠지...
빅토리아 연꽃으로 또 한바탕 사진가들이 뒤엉키겠지만...
